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형우 축산관측팀장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런 중에도 우리 한우농가들은 지난 5월 하순과 6월 상순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소값을 경험하였다. 언론매체를 통해 금값 한우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었다. 이러한 소값 고공행진의 주요인은 단기 소비 급증으로 파악된다. 도축이 작년보다 늘어났음에도 코로나19 초기에는 온라인을 통한 가정내 소비가 늘고, 재난지원금 지급 정책 이후에는 정육점, 하나로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한우고기 소비가 증가하면서 소값 상승을 이끌었다. 현재는 소값이 진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재난지원금이 소진되면서 일시적 소비 급증의 모멘텀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국가적 재난을 겪는 동안 돼지 도매가격이 강세를 보이다 6월 중순 이후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돼지 가격의 일시적 강세는 계절적 공급 감소와 더불어 가정내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 증가와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특수상황이 현재의 돼지 가격을 선도하고 있으며, 시기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나면 다시 돼지 가격은 조정이 예상된다. 이에 본 고에서는 향후 하반기 한우와 돼지 수급과 가격에 대해 전망해보고자 한다.

1. 한우 수급 동향과 전망

■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세 지속

올해 3월 한우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3.4% 증가한 300만 6천 마리였다. 지난 2013년 이후 번식의향 위축에 따른 송아지 생산이 줄어 사육 마릿수가 감소 추세였으나, 2016년부터 증가 추세로 전환되었다. 가임암소 마릿수는 144만 5천 마리로 전년 대비 4.2.% 증가, 육우 마릿수3.4% 증가한 15만 6천 마리였다. 한육우 사육 농장 수는 9만 3,396농장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하였으나 농장당 사육 마릿수는 33.9마리로 전년 대비 6.1%(1.9마리) 증가하였다. 2020년은 증가국면의 5년차에 접어드는 시기이다.

■ 3월 이후 도축 마릿수 전년보다 증가

올해 1∼5월 한우 도축 마릿수는 전년과 비슷한 30만 8천 마리였다. 그 중 암소 도축은 14만 2천 마리로 전년 동기간보다 2.4 % 증가한 반면, 수소는 2.5% 감소한 16만 5천 마리였다. 설이 일러 1월 도축이 작년보다 줄어든 반면 3월 이후부터는 도축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한우 1++등급 출현율은 21.9%로 2019년보다 6.2%p 상승하였다. 지난 2019년 12월 개편된 등급제 시행 이후 1++ 등급 출현율은 상승하였으나 1+ 이하 등급 출현율은 하락하였다.

■ 일시적 도매가격 상승, 6월 중순 이후 안정세

한우 농가들은 지난 5월 하순과 6월 상순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고기소 값을 경험하였다. 1등급 기준으로 5월 가격이 2만 원대를 상회한 적은 없었다. 향후에도 이러한 가격 흐름은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가정 내 한우고기 소비의 위력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러한 경험은 향후 소비 촉진 행사의 대상을 선정하는데 기초 자료로 이용할 만 하다.

■ 2020년 이후 사육 마릿수 증가세 지속 전망, 도축 증가

사육 마릿수를 전망해 보면, 올해 12월 한우 사육 마릿수는 318만 7천 마리로 전년보다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임암소 또한 전년보다 3.1% 늘어난 153만 마리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1세 미만 사육 마릿수도 94만 2천 마리(4.0% 증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한우 사육 마릿수는 329만 1천 마리, 2022년에는 334만 7천 마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우 사육 마릿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도축 마릿수 또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올해 한우 도축은 78~79만 마리 수준으로 전망되며, 2021년 84만 내외 2022년 91~92만로 전망되고 있어 과거 한우 산업 불황기 도축에 근접하고 있다.

■ 한우 가격 하락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필요

우리가 염두해야 할 문제는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비관적이다는 점이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의 수단으로서의 재난지원금이 한계에 이를 시기가 오면 값비싼 한우고기 소비가 다시 재현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쇠고기 시장 특히, 한우고기 시장만을 놓고 보면 소비 측면의 거품이 걷히면 시장에서는 온전히 국내 생산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소값 하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향후 우리 한우업계의 관심사는 결국 실물 경기의 흐름이다.

한우 도매가격을 이러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여 전망해 보면 다음과 같다. 3분기 이후 경기침체 영향이 발생하고, 쇠고기 수입 정상화로 냉장 쇠고기 수입량이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올해 4분기 평균 한우 도매가격은 16,000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완화될 경우를 가정하면 한우 도매가격은 18,000원 내외가 예상된다. 경기침체 영향이 장기화된다고 가정하면 2021년 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15,500∼16,000원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 완화 가정 시에는 17,500∼18,000원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고기소와 송아지 가격은 동조 현상을 보인다. 고기소 가격이 하락하면 송아지 가격 또한 내림세가 예상된다. 그동안 암소 숫자를 늘린 농가들에게 번식보다는 암소 비육 출하 현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번식 소득이 위축되면 암소 출하가 시장에 많이 되면서 가격 하락 폭이 클 수 있다.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 추세에 맞춰 2021년과 2022년 도축이 늘어나는 속도를 고려하면 현재의 송아지 가격으로는 수소 비육 소득을 보장받기는 부담스런 수준이다.

2. 돼지 수급 동향과 전망

■ 이력제 기준 4월 돼지 사육 마릿수 평년보다 여전히 많아

지난 2010년 사상 최대의 구제역 매몰처분을 경험한 이래 2013년 이후 돼지 사육 마릿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모돈수가 작년보다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4월 돼지 사육 마릿수는 11,486천 마리로 전년(11,809천 마리)보다 2.7% 감소하였으나, 평년(11,366천 마리)보다는 여전히 1.1% 많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4월 돼지 모돈 사육 마릿수는 978천 마리로 전년(1,004천 마리) 대비 2.6% 감소, 평년(973천 마리)대비 0.6% 증가하였다.

■ 5월 돼지 도축 또한 평년보다 증가

올해 4월 돼지 도축 마릿수는 1,604천 마리로 전년(1,488천 마리) 대비 7.8% 증가, 평년(1,395천 마리) 대비 14.9%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과거 10년 동안 4월 기준 도축으로는 경험해보지 못한 마릿수가 도축되었다. 이렇게 도축이 크게 늘어난 원인은 겨울철 온화한 기후와 ASF 방역에 따른 소모성 질병 발생률 저하로 비육돈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출하 일령이 빨라졌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 돼지 도축 마릿수 1,410천 마리로 전년(1,482천 마리) 대비 4.9% 감소, 평년(1,387천 마리) 대비 1.7% 증가하였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작업일수 차이의 영향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년수준보다 여전히 많은 돼지가 출하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돼지 도축은 작년(1,781만 마리)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 재고량 전년보다 감소, 평년보다 많은 수준

지난 2018년 사상 최대 수준의 돼지고기 생산량과 수입량을 기록하면서 돼지고기 재고량 또한 평년보다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월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 7.8만 톤으로 전년(8.1만 톤)보다 3.8% 감소, 평년(4.2만 톤)보다 많은 수준이며, 4월 수입산 돼지고기 재고량 8.9만 톤으로 전년(9.2만 톤)보다 3.2% 감소, 평년(7만 톤)보다 증가하였다.

■ 수입량 평년보다 감소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 2018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19년에는 42만 톤까지 감소하였다. 2020년에는 이러한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5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32.3천 톤으로 전년(48.5천 톤) 대비 33.5%, 평년(39.4천 마리) 대비 18.1% 감소하였다. 이러한 돼지고기 수입량 감소세는 전세계적인 코로나 발생과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된다.

* 5월 기준 미국 돼지고기 도매가격 2.33달러/kg (전년비 24.3%↑)

■ 돼지 도매가격 평년보다 상승

지난 2019년 12월부터 돼지 가격이 약세를 보이던 와중에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났다. 국가적 방역이 진행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되고 학교 개학이 지연되면서 가정내 돼지고기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돼지 평균 도매가격 5,115원/kg으로 전년(4,159원)보다 23.0%, 평년(4,789원)보다 6.8% 상승하였다. 이는 5월 초 연휴 이후 유통업체 구매물량 증가, 5월 중순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따른 일시적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 하락 요인에도 불구하고 공급량 대비 수요량 증가로 전년과 평년 대비 상승하였다.

- 하락 요인: 일평균 도축 마릿수 증가, 국민소득 감소 등

- 상승 요인: 수입량 감소, 가정소비 증가, 재난지원금 지급 등

6월 들어 돼지 평균 도매가격은 4,800원대로 전월 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의 계절적 추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양상이다.

■ 코로나 확산기인 2∼4월 가정내 돼지고기 소비량 증가

농업관측본부 소비자패널 조사 결과, 2월 1일∼4월 19일까지 가구당 평균 돼지고기 구매량은 전년 동기간보다 증가하였다. 국산 돼지고기 평균 구매량은 전년(3.83kg) 대비 10.4% 증가한 반면, 수입산 돼지고기 평균 구매량 전년(1.91kg) 대비 2.6% 감소하였다. 또한 5월 초 연휴 대비 유통업체 구매물량 증가와 가정내 소비 증가가 가격 상승을 견인하였다. 실제로 지역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한 정육점 및 지역마트 판매량이 증가세에 있다.

■ 올해 12월 돼지 사육 마릿수 평년보다 감소 전망

올해 하반기를 전망해보면 다음과 같다. 12월 돼지 사육 마릿수는 전년(11,861천 마리)보다 3.7%, 평년(11,541천 마리)보다 1.0% 감소한 11,423천 마리로 전망되며, 2021년 6월 돼지 사육 마릿수는 20년 동월(11,786천 마리)보다 3.3%, 평년(11,775천 마리)보다 3.4% 증가한 12,174천 마리로 전망된다. 올해 6월 이후 후보 모돈 입식이 증가할 경우 21년 상반기 자돈 사육 마릿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하반기 돼지 도축 평년보다 증가

올해 하반기 도축 마릿수는 8,796천 마리로 전년 동기간(9,098천 마리) 보다 3.3% 감소하나, 평년 동기간(8,522천 마리)보다 3.2% 많을 전망이다.

- 2020년 총 도축 마릿수 17,890천 마리로 전년(17,813천)과 평년(17,163천)보다 증가 전망

2021년 상반기 도축 마릿수 전년보다 1.7% 감소하나, 평년 동기간(8,301천 마리)보다 8.2% 많은 8,983천 마리로 전망된다.

■ 하반기 이후 돼지고기 도매가격 하락 가능

수요측면을 살펴보면, 하반기 이후 어려운 경제여건과 코로나19 특수상황에 따른 수요 상승 요인이 사라지면서,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6월 이후 도매가격은 지속 하락하여 10월부터는 생산비(3,698원/kg, ’19) 이하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 2020년 하반기 평균 가격 3,952원, 2020년 평균 3,900-4,100원 2021년 3,600-3,800원

■ 평년 수요 유지 가정, 공급량이 평년 대비 많아 6월 이후 가격 지속 하락 전망

올해 하반기에 평년의 수요가 유지될 경우 공급물량이 평년보다 많아 6월 이후 가격은 지속 하락할 전망이나, 생산비(3,698원/kg, ’19)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 공급량이 평년 대비 많아 돼지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낮은 수준 전망

- (가정) 6월 이후 도축 마릿수・수입량은 예측치, 수요량은 평년 수준

- 2020년 하반기 평균 가격 4,320원, 2020년 평균 4,100-4,300원 2021년 3,900-4,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