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성유통 김성기 팀장
어느덧 올 한 해도 4개월여 남은 상황이다. 역대급 지육시세를 지속 경신하고 있는 한해가 이어져오고 있다. 2011년 구제역 직후 지육시세는 별론으로 하고 올해 8월까지 8개월동안 5월(22년 5월 6,385원 최고시세)을 제외하고 매월 동월기준 역대 최고 지육시세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고돈가 상황은 24년 9월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공급량이 많이 줄었던 것일까? 아니면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일까? 이렇다할 명확한 해답을 찾기엔 양돈시장이 호락호락 하지는 않았다. 물론 올해 공급량이 전년대비 감소한 상황이지만, 지육시세가 이렇게까지 상승할 만큼 공급량 감소와의 상관관계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올해 전반적으로 육가공업체들의 판매 상황이 지육시세의 상승을 불러올 만큼 좋았다고 할 수도 없었던 소비시장 이었다. 지육시세는 당초 업계예측치를 크게 빗 나갔고, 심지어는 하반기 지육시세의 수정전망 자체도 7월부터 바로 엇나가기 시작했다. 전년대비 지육시세는 어느정도 차이를 보였을까?
[표1] 24년 vs 25년 지육시세 동향 (단위:원/kg)
전년대비 올해 지육시세는 8월까지 평균 595원 상승하면서 평균 11.7%의 상승율을 보이고 있다. 1월~5월까지 평균 12.7%의 상승율을 보이다가 6월 전년대비 143원(2.4%)의 상승율을 보이면서 기세가 꺾이는 듯 싶었으나, 7월부터 다시 지육시세는 전년대비 10% 이상의 상승율을 보이기 시작했다. 9월도 이 추세를 이어갈 것인가?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다.
24년 9월로 잠시 거슬러 올라가보자. 24년 9월 지육시세는 6,098원으로 같은 해 8월 5,544원 대비 554원상승(10.0%) 큰 폭의 상승을 보이면 역대 9월 지육시세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9월 평균 지육시세 6천원대를 지금껏 상상해보지 않았기에 작년 9월은 더더욱 이례적인 상황으로 기억할 것이다. 이른 추석이긴 하였지만, 9월 추석이후에도 지육시세가 6천원대를 상회하면서 6천원대 월평균 지육시세를 만들었다.
여기서 잠깐 질문을 하나 던져볼까 한다. 통상 7~9월 중 지육시세가 어느달이 더 높을까? 필자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순간적으로 누군가 질문을 던진다면 당연히 7~8월이 9월보다 지육시세가 당연히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7~8월은 폭염으로 인한 증체지연 등 생돈 공급량 감소로 9월보다 지육시세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게 일반적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래 [표2]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표2] 최근 6년간(19년~24년) 7월~9월 지육시세 비교 (단위:원/kg)
최근 6년간 7~9월 3개월 지육가를 비교하였을 때, 19년과 23년 9월의 경우 국내 첫ASF와 후쿠시마오염수 방류라는 이슈가 있었지만, 7~8월에 비해 9월 지육시세가 결코 낫지는 않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 6년 중 9월 지육시세가 가장 높았던 경우는 4번이나 있을만큼 막연히 9월이 7~8월에 비해 지육시세가 낮을거란 단순한 생각을 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9월의 양돈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 인가? 먼저 공급측면에서 9월 도축두수는 전월 및 전년동기 대비 증가된 158만두 내외로 예상되어 진다. 작업일도 22일로 많은 상황인데다, 10월초 최장 10일짜리 추석연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농장에서는 조기출하의 가능성이 상당히 짙은 상황이다. 늦더위로 인한 증체지연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연휴를 대비한 저체중(밀사로 인한 조기출하) 출하도 많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여진다. 공급량이 늘어나는 9월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측면이 어느정도 활성화 될 것이냐가 관건이다. 9월 소비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은 추석연휴를 대비한 물량 준비가 한창이 될 것이다. 올해 전반적으로 지육시세 대비 소비가 원활하지 않았던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측면과 시세측면의 괴리감이 있다는 이야기가 지속되어 왔으나, 8월 6천원 중반대 지육시세가 형성되는 와중에도 육가공업체들의 작업물량 감축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실 8월 육가공업체의 판매는 상대적으로 어느정도 활기를 보였던 상황이다. 물론 소비측면의 큰 이슈보다도 공급량 감소로 인한 작업량 감소가 재고의 감소를 불러왔고, 육가공업체의 가동율 측면에서 일정부분 작업은 이루어져야 했기에 생돈확보 경쟁은 지속되었던 상황이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영향도 나름 있었던 상황이었고, 하부위 판매가 지속 강세로 유지되었던 상황속에서 8월에는 삼겹, 목살의 판매도 나름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던 상황이었다. 9월 중순부터는 명절 선물세트 작업을 위한 준비도 소비시장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모든 상황들을 종합하였을 때, 9월 공급량은 상대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추석이라는 소비측면 이슈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 등 긍정적인 소비요인으로 지육시세의 큰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앞서 [표2]를 보면 알 수 있듯 막연히 9월의 지육시세가 하락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년대비 기존 상승폭을 유지한 채 올해 9월 지육시세가 또 한번의 최고가 경신을 할지, 아니면 전년대비 소폭 상승하면서 나름 안정적인 9월의 지육시세가 형성될지는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필자는 9월 지육시세도 8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은 6천원 초반대의 강보합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역대 최고 연평균시세가 이루어져 오고 있는 올해 육가공업체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또한 6천원대 지육시세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농장(생산성 악화, 민원 등 환경규제, 후계자 없는 농장 등)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는 만큼 농장과 육가공간의 장기적인 상생방안 수립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 필요한 그런 시기인 것 같다. 추석이라는 큰 명절을 앞둔 상황에서 지육시세의 상황과 맞추어 소비의 활성화도 같이 병행되는 안정적인 9월의 양돈시장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