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성유통 김성기 팀장
역대 최고 지육시세를 기록하고 있는 25년도의 끝자락에 서있다. 최장 10일이라는 긴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10월 지육시세의 큰 하락은 없었다. 올해의 지육시세 흐름상 큰 하락이 없을 것을 어느정도 예상은 했으나, 예상보다 더 높은 지육시세를 기록한 상황으로 보여진다. 명절 직후 일평균 도축두수가 85,000두 수준을 보였음에도 지육시세는 6천원대를 보였다. 최장 10일이라는 휴무로 인해 생돈 공급량이 적지는 않았지만, 과거와 같이 극심하게 생돈공급이 밀리는 상황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한돈시장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명절 연휴 전 조기출하를 통한 생돈공급의 수급조절이 진행이 될 것이고, 명절이후 육가공업체들도 휴무로 인해 감소된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일정부분 가공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상황이었다. 다만, 10월초 10일간의 연휴 및 10월이라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육시세의 하락을 예상했던 상황이기에 상대적으로 지육시세가 높다고 느꼈을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소비측면을 고려한 지육시세는 육가공업체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숫자였을지 모른다.
[표1] 추석명절 전, 후 일도축두수 변화 (단위:두/일)
[표1]을 통해서 추석명절 전, 후 일도축두수를 비교해보았다. 명절 2주전인 9/22일부터는 일도축두수가 8만두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늦더위로 인해 증체지연이 여전했던 가운데 10일간의 최장명절을 대비한 조기출하로 도축두수는 늘었지만 출하체중은 낮았던 그런 상황이었다. 명절 직전과 직후 출하물량은 감소하면서 평소의 패턴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10월 조기출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명절 이후 정상적인 출하주간인 10/13일부터 9만두~8만두 후반대의 출하가 이루어졌다. 도축두수가 늘어난 만큼 지육시세도 소폭 하락하지 않을까 예상을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육시세의 하락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표2]를 보면서 추석명절 전, 후 지육시세를 살펴보자.
[표2] 추석명절 전, 후 지육시세의 변화 (단위:원/kg)
추석명절 전 지육시세는 도축두수의 증가에도 6,400원/kg 수준의 강보합세를 보였다.유독긴 명절 수요준비 준비와 맞물리면서 지육시세가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은 나름 예상했던 상황일지 모른다. 하지만 명절 이후에도 지육시세의 강보합 국면이 유지되면서 다소 의아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명절 직후, 10일간의 연휴로 인해 재고가 감소된 육가공업체들이 재고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소비부진이 이루어지면서 발주는 줄어드는 상황이었지만, 지육시세의 하락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지육시세 대비 구이류(삼겹, 목살) 품목이 정상단가를 받지 못 하거나 적체되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전지, 등심, 후지의 판매가격이 나름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있었다. 현장에서 체감하기에 도축두수가 많고 소비는 부진한 상황이라 느꼈지만, 지육시세는 줄곧 5,800원~6,000원을 사이를 오가며 형성되면서 유독 지육시세 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업계의 시세예측이 지속적으로 빗나가고 있는 양돈시장 상황이 유지되어 오고 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11월과 12월도 지육시세는 5,600원~5,800원대 수준은 무난하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초 대형마트 행사와 김장철 수요가 시작되는 상황으로 소비측면의 이슈는 있지만, 육가공업체들의 입장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로 다가올지는 미지수인 보여진다. 올해 양돈시장에 있어 지육시세는 소비부진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고, 반대로 약간의 소비이슈가 있는 경우는 지육시세의 추가 상승으로 바로 반영되는 상황을 보였다. 업계에서 도매시장의 시세형성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한가지 고민해 볼 만한 측면이 있다. 고돈가의 여파인지 모르겠지만 작년부터 유독 사육(일관농장 or 위탁사육)에 대한 관심도와 기대치가 높아져가고 있어 보인다. 기업이나 회사에서 농장을 운영하거나 계열화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일반 육가공업체들 또한 직접 위탁사육에 투자하며 뛰어드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다. 자돈시세가 3분기에도 하락하지 않는 상황이 사육에 대한 의지가 높아져 있다는걸 방증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즉, 현재의 이 고돈가의 상황이 소비상황과 비추어보면 괴리감이 있다고 공감은 하더라도 농장과 육가공 사업을 동시 운영하는 누군가에게는 현재의 상황이 큰 타격감이 없지 않을까? 양돈시장도 점점 ‘빈익빈 부익부’가 되어가는 느낌이 드는 건 혼자만의 생각일까 고민을 해본다.
역대 최고치인 5,700원대 연평균 시세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25년의 끝자락에서 남은 기간만이라도 소비상황에 맞는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지육시세가 형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